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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흔들려도 괜찮아, 넘어지지만 않으면.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이야기 1
우울함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내는 한 사람과
죽음 앞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

이야기 2
죽음을 택한 친구와
그 친구에 대한 감정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의 이야기.

 
21
작성일 : 19-09-07 21:18     조회 : 20     추천 : 0     분량 : 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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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소중하다. 소중하다고 말했다. 내 자신에게. 나는 소중하다. 나는 아름답다. 나는 귀하다.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나는 강하다. 나는 좋은 사람이다. 나는 소중하다.

 

 내 자신에게 말을 했다. 소중하다고. 어머니라는 사람이 핍박하고 반 학생들이 공격했던 말들과는 정반대의 말을 내 자신에게 해주었다. 그 누구도 나를 소중하다고 하지 않으면 내가 나 자신에게 하면 되는 것이었다. 내가. 내가 나를 소중하게 여기면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부모라는 사람의 말이 나를 괴롭히려고 하면 나는 나 스스로에게 좋은 말을 해주었다. 그렇게 좋은 말로 나쁜 말을 막아내었다. 소중하다. 가치 있다. 사랑한다. 아름답다. 그렇게 나쁜 말들을 내 밖으로 서서히 밀어내었다. 그러자 어머니라는 사람의 말들이 점점 흐릿하게 멀어져 갔다. 내 머릿속에서 또렷하기만 했던 그 말들이 점점 지워져 나갔다. 소리도 점점 옅어졌다. 악을 쓰듯 나를 뭉게뜨리던 어머니라는 사람의 악이 마치 볼륨을 줄이듯이 그렇게 점점 줄어들었다. 사라져라. 사라져라. 들리지 마라. 하였다. 그렇게 나는 내 안에 있던 어머니라는 사람을 그렇게 내 밖으로 내보내었다. 나를 공격했던 나쁜 사람들의 말을 밖으로. 밖으로. 내 던졌다.

 

 덜덜덜덜. 발을 딛고 있는 지하철 바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지하철이 도착했다는 알림 음이 들려왔다. 지하철이 들어왔다는 커다란 알림 음과 함께 어머니라는 사람이 내 머릿속 밖으로 완전히 내던져졌다. 나가라. 나가라. 나는 그렇게 나를 괴롭히던 나쁜 언어들을 내 밖으로 완전히 내쫓아버렸다. 덜덜덜덜. 지하철이 내 앞으로 들어올 때까지 내 다리가 진동하였다. 지하철이 내 앞으로 오는 힘이 너무나도 강해서. 그렇게 내 몸이 떨렸다. 떨려오는 내 몸은 기쁨에 젖은 것만 같았다. 내 머릿속에서 나를 괴롭히던 소리들을 쫓아낸 것에 대한 환호. 그렇게 끔찍하기만 했던 시간들을 내던져버린 것에 대한 기쁨인 것만 같았다.

 

 지하철이 멈춰서고 스크린 도어가 열렸다. 지하철 안에도 사람들이 많이 있었지만 내 머릿속에서 나를 비하하는 소리들이 없어져서 더 이상 사람들이 두렵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열린 문 안으로 들어섰다. 조금만 가면.... 조금만 가면 그 아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생각보다 그리 멀지 않는 곳에 그 아이가 있었다. 만날 수 있다. 만날 수 있다. 정상인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너무나도 쉬운. 아니, 일상인 일들이 나에게는 이토록 어려운 일이라니. 약간은 서글픈 마음이 들었으나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잘한 것이다. 나는 칭찬을 받아 마땅했다. 나에게는 벅찬 일이었는데 해냈으니 잘한 것이다. 이겨냈으니 대단한 것이다. 잘했어. 잘했어. 나 스스로도 나를 비난하고 낮추지 않고 잘했다고 칭찬을 했다. 내 안의 아픔과 마주하고서는 이겨내야만 했다.

 

 

 

 생각보다 지하철은 그 아이가 있는 병원에 빠르게 도착했다. 드디어.... 드디어. 실제로 그 아이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지하철이 멈추고 지하철 문이 열렸다. 그렇게 나는 열린 문을 지나 밖으로 나갔다. 출구를 찾았다. 출구를. 그 아이가 있는 곳으로 향하는 곳. 그 곳을 향해서 걸어 나갔다. 사람들이 무더기로 지하철에서 쏟아져 나왔다. 나는 그렇게 사람들의 틈에 섞여서 휩쓸리듯이 출구를 향해서 걸어갔다. 그 아이가 있을 것이다. 병원에. 나를 기다리며.... 그 아이가 기다릴 것을 생각하자 내 발걸음이 더욱 빨라졌다. 빨리 걸어가야만 했다. 그 아이가 있는 곳을 향해서. 점점 마음이 다급해지기 시작했다. 심장이 떨려왔다. 더 이상 작은 창으로 그 아이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현실에서 그 아이를 마주할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 발걸음이 빨라질수록 심장도 점점 빨라졌다. 그 아이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심장도 점점 더 쎄게 뛰어댔다. 두근거렸다. 그 아이를 마주할 순간이 다가오자.

 

 지하철 출구를 지났다. 그러자 바로 앞에 병원이 보였다. 너무나도 거대하게. 내 앞에 병원이 있었다. 그 곳에 있을 것이다. 그 아이가. 병원에서. 병원에 있을 것이다. 나는 병원으로 재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병원 안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순간, 어디로.... 어디로 가야하지? 그 아이가 있는 곳을 알지 못했다. 안내데스크에서 물어봐야만 했다. 사람에게 물어봐야하다니. 처음 보는 사람에게. 약간은 두려운 마음이 다시 스쳤다. 가자. 하였다. 용기를 내자. 하였다. 병원에 다 왔으니 그 아이가 있는 병실만 찾으면 되었다. 나는 그렇게 안내데스크를 향해서 움직였다.

 

 나는 안내데스크에 있는 직원에게 병문안을 왔다고 말했다. 그 사람이 내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그 사람이 나를 쳐다보자 순간 내 눈이 아래로 내려갔다. 마주보지 못했다. 사람의 눈을. 이런. 아직도 나에게 있어서 사람의 눈을 마주하는 것은 두려운 것 이었나보다. 그러나 그 사람은 친절하게 내 말에 대답을 해주었다. 4층으로 올라가라고. 4층으로 올라가서 물어보라고 말했다. 나는 다급하게 그 사람에게 감사함을 전하고는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고 걸어나갈 수 있게는 되었으나 아직은.... 아직은 사람들의 눈을 똑바로 보는 것이 힘겨웠다. 나는 왜 이럴까. 라는 생각이 순간 스쳤으나 넘기자고 하였다. 칭찬을 해야 했다. 잘한 것이었다. 집 밖으로 한 걸음도 나오지 못했던 때를 생각해야 했다. 그 때의 나와 생각하면 엄청난 발전이었다. 정말 발전한 것이었다. 잘했다. 잘했다. 하였다. 내 안에서 나를 칭찬했다. 노력하고 나아지는 것. 정말 처절하게 노력하고 내 안에서 싸우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긴 것이었다. 여기까지 온 것은.

 

 띵. 하며 엘리베이터가 도착을 했다. 엘리베이터는 나에게 있어서 더 이상 두려운 것이 아니었다. 더 이상 두렵지도 않고 무섭지도 않았다. 내 안에서 부정적이고 폭력적인 언어들이 다 빠져나갔기에.... 그렇게 나는 다른 사람들을 따라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사람들이 다 올라타자, 엘리베이터가 닫혔다. 문이 닫히고, 2층. 3층. 4층. 내려야 했다. 그 아이가 있는 곳. 4층이었다. 내리자, 내리자 하였다.

 

 드디어. 그 아이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너무나도 힘든 여정이었다. 하.... 여기까지 오는데 그토록 힘들었다.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는 것이. 나에게 있어서는 그토록 힘겨운 것이라니.... 잘했다. 잘했다 하였다. 잘했어. 정말 발전했다. 그렇게 또다시 나를 칭찬했다. 견뎌야 했기에.

 

 

 

 이제는 그 아이가 있는 병실을 물어볼 차례였다. 나는 그렇게 간호사들이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 내가 다가가자 나에게 무슨 일로 오셨냐고 질문을 했다. 병문안을 왔다고 말해야했다. 그런데.... 그 아이의 이름.... 나는 그 아이의 이름을 모르고 있었다. 이럴 수가.... 이름조차 모르고 있었다니...... 당황을 했다. 마음속으로는 그토록 가깝고 나를 이 정도까지 나아갈 수 있게 도와준 아이의 이름을 모르고 있었다. 충격이었다. 이름조차 알지 못하다니.... 간호사가 나에게 누구 병문안을 왔냐고 물었다. 아이의 이름을 알지 못해서 어물쩍거렸다. 이런.... 어떻게 하지..... 그 순간 그 아이의 동영상이 떠올랐다. 그래. 동영상. 동영상을 보여줘야겠다. 나는 간호사에게 그 아이의 동영상을 보여드렸다. 이럴 수가. 이름조차 모르다니.... 충격속에서 혼란스러워하고 있는데, 순간 간호사가 그 아이를 알아보고는 병실을 알려주었다. 병실은 몇 발자국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있었다. 드디어. 드디어 그 아이가 있는 병실이 내 눈에 들어왔다. 그 아이가 그 곳에 있을 생각을 하니까 가슴이 떨려왔다. 내가 진짜로 병원에 왔다는 사실이 피부에 와닿았다. 혼자서 집 밖으로 나온 것이다. 사람들의 목소리를 뚫고 도전을 했다. 그것이 나에게는 굉장히 큰 의미였기에. 나는 그 아이의 도움으로 내 안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다. 나는 그렇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는 병실을 바라보았다.

 

 

 

 나는 천천히 그 아이가 있는 병실을 향해서 걸어갔다. 그 아이가 있는 곳에 점점 다가갈수록 내 걸음이 느려졌다. 한 걸음 한 걸음 그렇게 느려졌다. 너무나도 느릿하게 느껴졌다. 내 걸음이. 그 아이에게 점점 가까워지자 모든 것이 느려졌다. 한 걸음 남았다. 그렇게 그 아이가 있는 곳까지. 나는 그 아이가 있는 병실 앞에 서서 그 아이의 이름을 확인했다. ‘서지희’ 그 아이의 이름은 ‘지희’였다. 이름도 모르고 있었다니.... 충격이었다. 심적으로는 그토록 가까운 존재였는데. 얼굴만 알고 이름을 몰랐다. 그 아이의 앞에 다다라서야 그 아이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이었다. 이제라도 알게 돼서 다행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이제는 그 아이의 이름도 알게 되었다. 아이의 이름이 적힌 곳에서 눈을 돌려 병실 문에 뚫린 자그마한 창 안을 들여다보았다. 작게 뚫린 창안에 그 아이가 있었다. 병실 침대에 누워서는. 혼자 있었다. 병실 안에서 홀로 쓸쓸하게. 그 아이는 병원침대에 누워서는 병실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쓸쓸하기만 한 병원 밖의 분위기가 따뜻한 병원 밖과 대조적으로 보였다. 따스한 밖의 느낌이 아이가 홀로 있는 병실을 더욱 외롭게 만들고 있었다.

 

 들어가야 했다. 드디어... 드디어 그 아이가 내 앞에 있다니....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을 거라고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내가..... 이 곳에 있었다. 그렇게 내 눈앞에 더 이상 스마트 폰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가 실제로 내 앞에 있었다. 들어가서 그 아이에게 내가 만나러 왔음을 보여줘야 했다. 나의 상처를 딛고, 이겨내고. 나 스스로가 나를 가뒀던 내 방을 벗어나서 너를 만나러 왔다고 이야기해줘야만 했다.

 

 

 

 그렇게 내 손이 병실 문의 손잡이에 닿았다. 차가웠다. 내 방의 손잡이와 같이. 냉정하게도 차가웠다. 닫혀있던 내 마음과도 같이 그 아이의 마음도 차가운 것만 같았다. 닫혀있는 문의 손잡이의 온도가 차가웠기에. 그 아이의 마음도 그 정도로 차다는 것이 느껴졌다. 문을 열어야만 했다. 홀로 외로이 있는 그 아이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나는 그렇게 뜨거운 손으로 차갑기만 한 아이의 병실 문을 열었다.

 

 

 

 드르륵. 하고 병실 문이 열렸다. 그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그 아이가 차가운 창문에서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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