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건우는 출근을 하지 않은 이른시간 슬비는 비서실 자리에 앉아 옷이 들어있는 가방을 손끝으로 만지작거리고 있다. 시간이 지나 건우가 정장을 입고 들어선다. 슬비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한다. 그 인사를 받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려는 건우를 붙잡는 슬비
"아직 출근 시간 전이니까 사적인 이야기 좀 하겠습니다"
시계를 쳐다보는 건우는 시간이 이른 것을 확인하고 슬비와 마주서서 눈을 바라보고 서 있다.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
"이 옷... 값아 드릴 능력이 없어서 그냥 돌려 드릴려구요"
"그래 어떡하지 그 옷..."
"나를 위해서 맞춘 옷이라서 한정판인 것 알아"
"연우형이 그래? 너에게 주려고 만든 옷이라고 들었어"
"응"
"그럼 그 옷의 주인은 너야 네가 알아서 해 찢어버리든 쓰레기통에 버리든 그건 네 선택이야 왜 나한테 줘 미련남게..."
"하지만..."
"이제 시간 된 것 같은데"
건우가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고 슬비는 옷이 든 가방을 책상 바닥에다 던져버리고 다시 업무를 시작했다. 일정 보고를 위해 사무실 안으로 들어간다. 건우 옆에 서서 보고를 하는데 건우의 눈빛이 신경쓰여 몇 번이나 말을 좀 더듬거리며 일정 보고가 엉망이 되었다.
"그 옷이 그렇게 신경이 쓰여? 발음도 안 될만큼..."
"아니야 버렸으니까 신경쓰지마"
"연우형이 그런 옷에 신경을 쓸 만큼 집착하는 면이 좀 있어"
"당연히 아내가 다른 남자가 준 옷을 입고 있는데 신경 안 쓰게 생겼어"
"두 사람 사이가 흔들릴 만큼 내가 위협적인 존재인가 아직 둘 사이에..."
"착각하지마 그런 것 아니니까 넌 채린이한테나 신경 좀 써"
그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채린이 자신의 이름이 슬비한테 나온 것을 듣고 두 사람이 있는 소파에 가서 앉아 둘을 번갈아가며 쳐다본다.
"일하는데 왜 내 이름이 거론되는 거지"
"아무것도 아니야"
"계속 이런 모습 보이면 이슬비 비서 짜르고 내가 비서하는 경우가 있어"
"누가 시켜준데"
"아버님은 내 말이라면 무조건 다 들어줘"
"벌써부터 시아버지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며느리가 됐구나"
"그렇게 해야 청운그룹이 살아남으니까 잘해야 하지 않겠어"
슬비가 자리를 피하기 위해 걸음을 옮기려고 하는데 뒤에서 들리는 채린의 목소리에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선다.
"나 목 말라 워터바에 가서 프랑스산 물 좀 사줘"
"할 일이 많은데 시간나면 사 드릴게요"
"지금 목 말라 빨리 갔다와"
슬비는 어이가 없었지만 그 물을 사기 위해 워터바를 검색해서 택시를 탄 슬비가 고급 워터바에 가서 프랑스산 물을 사고 법인카드로 결재한다.
물을 사서 사무실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었다. 그 물을 바라보면서 긴 한숨 내쉬며 서 있다가 다시 자리에 앉아 업무를 본다.
한편 연우는 오아시스 블루 관계자와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조금 심각한 일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 식사를 마치고 일어난 연우와 관계자들이 웃으며 악수를 한다. 관계자를 인천공항까지 배웅하고 다시 서울 시내로 들어서자 시간이 좀 예매해서 치훈이 카페로 간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 곳은 하나도 변함이 없는 늘 그대로였다. 치훈이 연우를 보고 나와 앉는다
"이 시간에 여긴 웬일이야?"
"나 청운그룹 이사직 사표 던지고 나왔어"
"들었어. 창피해서 내 근처는 못 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방문해서 좀 놀랬어 알바야 커피 좀 드려라 앞으로 잘 보여야 될 사람이니까"
알바생이 커피를 들고 연우가 있는 테이블 앞으로 걸어온다. 조금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며 커피잔을 조심스럽게 놓고 뒷걸음치는 모습을 본다.
"너 왜 그래 평소답지 않게"
"평소엔 어떤데"
"왈가닥에 선머슴같은 개구장이 문제아인데 부끄러워하긴..."
"사장님은 제가 언제 그랬다고... 근데 사장님 친구분 중에 이렇게 잘생긴 친구분도 계셨어요?"
"왜 난 이런 친구 있으면 안돼"
"그건 아니지만... "
"너 혹시 연우 좋아하니?"
"나 좋아하면 안돼. 난 유부남이거든..."
"뭐라구요? 결혼하셨어요?"
"응 여기서 알바하던 여자애랑 결혼했어"
"에이 아깝다 내가 좀 더 일찍 알바를 했어야 했는데"
그 말에 연우와 치훈은 동시에 웃음이 터져나왔고 큰소리를 내며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