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쉬시는데 방해해서 죄송해요…”
“아…아니에요 핸드폰하고 있었어요…근데 무슨 일로?”
“갑자기 집에 일이 좀 생겨서 내일 일찍 출근하기가 어려울거 같은데 과장님은 전화를 안 받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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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렇지…’
내심 정말 혹시나 했던 기대 때문에 내일 현아 샘 얼굴을 너무 창피해서 못 쳐다볼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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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래요? 혹시 어떤 일인지는 알려주기 좀 곤란한가요? 저도 전달을 해놓으려면 대충 내용은 알고 있어야할거같아서”
“죄송한데….그건 좀….”
“어쩔 수 없죠…그럼 내일 과장님한테 따로 자세하게 이야기하세요.. 제가 다른 직원들이랑 과장님한테는 전달해놓을게요”
“네…고마워요 애인 샘”
“아니에요 별걸다”
“근데……”
“……….뭐 또 할 이야기라도??”
“아니….그냥…..”
“그냥 편하게 말씀하세요 괜찮아요”
“현주 샘이랑 술 자주 드시는거 같던데 다음엔 저도 불러주세요 아직 친하게 지내는 직원이 없어서 심심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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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뜻밖이 였다….
‘진짜 종잡을 수 없는 여잘세….’
“아..현주는 집도 가깝고 편한 동생이고 아무 그런 사이도 아니에요”
나도 모르게 그만 이상한 핑계를 대버렸다
“그래요 늦었는데 전화해서 미안해요 잘자고 내일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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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
‘대체 얼마 만에 이성과 이런 통화를 하는거지?’
사실 별 다른 대화도 없었지만 그냥 내 드라마의 여주인공 같은 사람과 통화한 것만으로 괜히 설레였다…
‘참 누가 듣기라도 하면 진짜 찌질이라고 생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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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나 자자’
그렇게 현아 샘과의 별 특별할 것 없는 통화에 혼자 설레하고 좋아하고..
그렇게 혼자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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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이른 새벽….
약을 주입한 이후로는 가능하면 계단을 이용하거나 벽이나 다른 무언가를 집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시간은 좀 걸리지만….
꼭 해내겠다는…
이것이 마지막 기회일 것만 같아서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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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자마자 잊지 않고 과장님이랑 다른 직원들에게 어제 통화한 내용을 잊지않고 전달한다
[어제 현아 샘한테 연락이 왔는데 과장님은 안 받아서 저한테 전화가 왔더라구요.. 집에 좀 일이 있어서 오늘 출근이 늦을 수도 있다고 자세한 이야기는 과장님한테 직접 한다고 했어요 다들 알고 계셔요]
‘입사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괜히 다른 사람들한테 싫은 소리들으면 안되지 내가 이야기 좀 잘 해놔야겠다’
혹시나 내가 남몰래 신경쓰는 부분에 대해 현아 샘이 알아주지는 않을까 내심 기대를 하는 둥..혼자 별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이그….찌질한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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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릉]
아침 일찍부터 전화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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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다’
‘아…맞다 보고했어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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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강애인씨 여기 세브란스에요 잘 지내셨죠?”
“아 네 덕분에”
“네 주입 결과는 좀 어때요? 연락이 없으셔서 이렇게 아침 일찍부터 전화드렸어요.. 죄송해요”
“아 아니에요 제가 더 죄송해요 연락드린다고 했는데..그만 깜박했네요…”
“……………..”
“일단 앰플을 주입하고 나서는 이전보다 확실히 근력이 생긴거 같아요.. 손잡이를 잡아야만 하긴하지만..계단도 혼자서 천천히하면 오르내릴수 있을거 같고..”
‘아 그래요??정말 다행이네요 효과는 얼마나 가는거 같아요?? 오늘까지 몇 앰플 쓰셨어요?”
“앰플 하나만 사용했구요 아직까지는 이전처럼 근력이 확연하게 떨어지거나 다른 통증 같은 증상들은 없었어요.. 제가 볼 때 앰플 하나 사용하면 한 2~3일정도 가는거 같은데…”
“음…..그래요…일단 별다른 부작용은 없다고 하시니까 좋은 소식이네요 하지만 전에도 말씀드렸었지만 그 효과는 저희도 예측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일정량 이상의 앰플 사용은 절대 금물이에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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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난 통화를 마쳤다
실험용 쥐가 되어버린건 그리 유쾌하진 않지만.. 방법이야 어찌되었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수만 있다면 그 무엇이라도 하지 못할 건 없어 보였다..
현아 샘은 점심시간이 지나고 오후 진료가 시작할 때 즘 출근을 했다
일은 잘 해결된건지 묻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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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다시 현아 샘 얼굴을 보니 모 기분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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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종일님 들어오세요”
나도 이제 다시 일을 시작해야했다…
“여기에 앉아보시겠어요?”
근데 검사를 위해 디텍터를 드는 순간…
[훅…..]
그만 디텍터를 떨어뜨려버렸다….
[우당탕탕탕탕]
‘…….???????’
‘앰플의 효과는 3일은 못 가는구나….’
남들은 한손으로 가뿐하게 드는 고작 1키로 남짓하는 검사 판 하나 들기가 힘들어..
이 조그마한 앰플에 의존해야만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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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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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거나 겁나는 것은 없었지만 무언가 잘못되는걸 원치는 않았기 때문에…
검사가 끝나고 난 바로 병원 관계자에게 전화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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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그 의사도 별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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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앰플 하나 더 복용하셔도 될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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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일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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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 링]
‘단체 메세지네…..’
[이번 주 목요일 전체 회식있습니다 전 직원 빠짐없이 참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