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한 여름이 되기 전 우리는 결혼했다. 부모님의 동의 없이 우성이의 회사 선배의 싸인과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절친이 된 식당 이모의 싸인으로 혼인신고를 했고 신혼집도 구했다.
나는 합격하지 못했지만 2012년 셀 수도 없이 헤어졌던 그날
우성이가 합격을 하고 다음달이면 팀장으로 승진한다. 어린 나이에 팀장이 된다는 건 여간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 둘은 행복했고 나는 아이도 낳았다. 처음 느껴보는 행복에 겨워할 때쯤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는 잘컸고 어린이 집도 다닌다.
소풍을 다녀 온 알 수 없는 소리를 했지만.
“엄마 나! 사진 찍었어.”
“어디?”
“엄마 아빠랑 똑같이 찍었어.”
사진 속에 담긴 일제감정기 때나 입을 만한 교복차림을 한 내 아이와 손을 잡고 있는 아이가 예쁜 커플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