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갔던 연우가 돌아왔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슬비를 만나기 위해 일하는 회사 앞으로 간다. 그때 로비를 지나가던 건우의 아버지가 연우를 보고 다가간다. 갑자기 만난 상황이 어색하지만 인사를 하며 마주한다.
"여긴 어쩐 일이지"
"누굴 좀 만나려고 왔습니다"
"그래 혹시 잠깐 시간 좀 되나?"
"네 그런데 무슨 일로"
"여기서 이야기 할 건 아닌 것 같고 안으로 들어가지"
건우의 아버지가 앞장서고 그 뒤로 연우가 따라 걸어간다. 그때 그 모습을 본 사원들이 수근거리며 두 사람을 바라본다. 그 사실은 순식간에 회사에 소문이 나고 건우의 귀에도 들어온다. 건우가 비서실에 있는 슬비를 보며
"연우형이 지금 회사에 왔다는데 알고 있었어"
"연우오빠가 회사에 있다구요?"
"지금 아버지와 같이 사장실로 들어갔다던데"
"미국에서 들어왔나보네..."
"그런데 왜 아버지를 만나는 거지 혹시 뭐 아는 것 있어?"
"미국에서 온 사실도 모르는 사람에게 아는 것 있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해야하는 건지 나도 몰라"
머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며 사무실 밖으로 나가는 건우.
한편 사장실 안에는 건우아버지와 연우가 마주앉아 아무말이 없다. 서로가 무슨 말을 어떻게 먼저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이 분위기 시간만 흘러간다. 그때 굳게 다문 입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건우아버지가 입을 열었다.
"건우 이번주 토요일 ##호텔에서 결혼해"
"알고 있습니다 건우한테 직접 청첩장 받았습니다"
"그래...아직 사람들은 너와 내가 아버지와 아들 사이로 알고 있어"
"그렇겠죠. 사람들한테 직접 말하지 않은 이상..."
"그래서 말인데... 건우 결혼식에 내 아들로 참석해 주었으면 좋겠는데... 좀 염치없는 부탁이긴 하지만 건우형으로 자리를 함께 해줘"
"생각해 보겠습니다"
"부디 좋은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어"
"네.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죠. 할 말씀 없으시면 그만 일어나겠습니다"
"그래 내가 너무 시간을 많이 잡아 먹었지"
자리에서 일어나던 연우가 건우의 아버지를 빤히 쳐다보며 서 있다. 아직 뭔가 할 말이 남아있는 듯 머뭇거리며 서 있던 연우가 돌아서며 말한다.
"저 결혼했어요. 지금 도건우이사 비서 이슬비 아시죠?"
"그... 그래... 언제 어디서..."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지만 지금 같이 살고 있습니다"
"나에게 말하지 그랬으면 결혼식을 준비했을텐데..."
"어차피 아버지 자식도 아닌데 지인들 모셔놓고 아들인냥 축복을 받으면서 결혼하기 싫어서 조촐하게 둘이 교회에서 했어요"
"그랬구나 그럼 건우 결혼식에 그 아이도 함께 와 주었으면 좋겠구나"
"일단 제 생각부터 결정하고 슬비한테 물어보겠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너의 결정을 존중하마"
그 말을 듣고 사장실을 나온 연우는 힘들어 하고 고개를 숙인 채 걸어나와 복도를 걸어가다가 건우와 마주친다.
"사장실에서 나오는 길인가 봐"
"응. 슬비 오늘 일찍 퇴근해도 될까? 어디 갈 곳이 있어서"
"오늘 일정은 거의 마무리 됐어 그렇게 하던지"
"고맙다. 그럼..."
연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서 있는 건우가 사장실 안으로 들어간다. 비서 안내도 없이 사장실 안으로 들어가는 건우가 문을 열자 아버지 역시 너무 슬픈 얼굴을 하고 의자에 기대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다시 조용히 나온다.
연우는 슬비가 일하는 곳으로 간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고 일을 하고 있는 슬비의 모습을 보고 다가간다.
"누가 들어가도 모르겠다. 무슨 일을 그렇게 열심히 해"
"오빠 여긴 어떻게 왔어"
"너의 잘난 도건우이사한테 허락 맡았어 같이 퇴근하자"
"지금? 퇴근?"
연우가 슬비 손을 잡고 사무실 밖으로 나와 복도를 걸어간다. 사장실에서 돌아오던 건우가 두 사람의 모습을 부러운 듯 바라보고 서 있다.
연우와 슬비는 차를 타고 치훈의 카페로 간다. 카페에 마주앉은 두 사람과 치훈이 머리를 대고 오늘 건우아버지와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해준다. 모든 이야기를 다 들은 슬비와 치훈이 연우만 쳐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