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던 연우의 폰이 울리고 화면에 슬비의 이름이 뜬다. 바로 전화를 받는 연우
"미안해 내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앉아있었어"
"거기가 어딘데"
"치훈이 카페 오랜만에 이런저런 이야기 좀 하느라 앉아있었어"
"슬비야 여기로 와라 내가 맛있는 커피 내려줄게"
"슬비라니 어디 감히 형수님한테 이름을 불러"
"알았어요. 그쪽으로 갈게요"
전화 통화를 마치고 둘은 앉아서 시계만 보며 슬비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 시간이 흐르고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슬비 손에는 옷이 든 가방을 들고 들어와서 치훈을 보며 인사를 하고 연우 옆자리에 앉는다.
"그거 뭐야 둘이 결혼하는데 일조했다고 주는 선물이야"
"아니요."
"건우가 준 옷이구나"
"돌려주려고 회사에 들고 갔는데 나보고 처리하라는 거야"
"당연히 선물이니까 받은 사람이 주인이고 알아서 하라는 의미겠지"
"나중에 가다가 헌옷수거함에 넣어야지"
"그러기엔 좀 아깝긴 하지만 네가 그렇게 하고 싶으면 그렇게 해"
"결혼해도 그 놈의 건우는 여전히 걸림돌이구나"
그때 알바생이 커피를 들고온다. 슬비 앞에 잔을 놓는데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연우의 얼굴을 쳐다보며 그 자리에서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조금 눈치가 보이는지 치훈이 가라고 손짓하지만 아직 그 자리다.
"우리가 신기하게 생겼나봐요? 왜 계속 쳐다보지"
"그럴 일이 좀 있었어"
"무슨 일인데요"
"알바생이 연우같은 스타일의 남자를 좋아하나봐"
"그렇구나 우리 오빠 결혼해도 인기가 많네"
"질투를 해야하는 것 아닌가?"
"에이 이런 일로 질투는 무슨 이제 내 남잖데"
"그래도 남자는 남자다 조심해"
"설마 그런 일이 있어도 우리 쉽게 헤어지지 못 할 거에요"
"왜 나도 궁금해진다 이유가 뭘까?"
"초딩때부터 지금까지 몇년이야 그 많은 추억들 어떻게 다 잊어 난 죽을때까지도 못 잊겠는데"
"슬비야..."
그렇게 분위기는 잠시 정적이 흐르고 연우는 그런 슬비를 가볍게 안는다. 그 모습을 차마 볼 수 없다는 듯 알바생이 발걸음을 옮겨 투닥투닥 소리를 내면서 정리를 한다.
"참 도건우 이사를 네가 모신다며"
"어떻게 연우오빠가 나가는 동시에 일이 그렇게 됐어요"
"아마 건우가 그렇게 해달라고 했겠지"
"며칠 있으면 파란그룹 딸 정채린과 결혼식인데"
"마지막 발악인 거지 너를 사랑했던 그 감정에 대해 솔직해진 거야"
"이제 난 연우오빠의 아내라구요"
"그래서 더 괴롭히는지도 몰라 자신이 늘 라이벌이라고 생각했던 연우에게 사랑하는 여자를 뺏앗긴 기분... 더럽지"
"너 너무 감정이입이 된 것 같은데 너도 나한테 그런 감정인 거야"
"뭐라는 거야"
"너 슬비 마음에 두었잖아 비록 몇 개월이지만"
"다 지난 일이야 그러고보니 넌 진정한 위너다 사랑에 관해서..."
"이제 일만 잘하면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 진정한 위너가 되는 건가?"
"참! 오빠 오늘 오아시스 블루 관계자들 만난다고 하지 않았어요?"
"응 만났어 생각보다 일이 잘 풀려서 다행이야"
"그래요. 잘 됐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우린 장인 장모님한테 인사 드리고 집에 가자"
"알았어요. 자고 있는 건 아닌지... "
"그래도 말 안하고 찾아가는 우리 잘못도 있으니까 일단 가보자"
그렇게 치훈이 카페를 나온 슬비와 연우는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고 나란히 골목길을 걸어간다. 가로등 불빛 아래 긴 그림자를 그리며...
슬비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불이 다 꺼져 있고 모두가 잠이 든 상황 결국 슬비는 자신의 방에 들어가 건우가 준 옷가방을 놓고 나오려 하는데 구석에 펼쳐진 건우의 우산이 보였다. 슬비가 우산을 접어 한참 바라보다 가방 안에 집어 넣고 방을 나왔다.
"다들 주무시는 것 같은데 그냥 조용히 가요"
"그럴까 다음에 시간내서 찾아뵙자"
대문을 나오는데 슬주 서로 어색하게 인사를 하고 마주 서 있다
"아직도 늦게 다녀 일찍 좀 다녀"
"다들 자고 있을 시간에 왜 왔어"
"근처에 왔다가 들렀는데 역시나 자고 있어서 그냥 나왔어"
"왔다고 생색내려고 그러는 건 아니고"
"다음에 남자 대 남자로 술이나 한잔 하자 슬비 이야기도 좀 하면서"
"콜"
그렇게 인사를 하며 슬주는 집으로 들어가고 연우와 슬비는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