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각정보조사실 실장 사카모토는 혼다와 화상통화를 하고 있었다.
"이 바보 같은 새끼들!"
"죄송합니다."
"그깟 연구원 하나 처리 못해서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놔? 당장 가서 찾아와!"
"예!"
사카모토는 심기가 불편했다.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점점 커져가는데 자신들이 추진하는 일마다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도 수상에게 질책을 받고 있는 터라 요즘은 전화벨 소리만 들어도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었다. 화상통화를 마친 사카모토는 미래정보분석관을 불렀다.
"다케우치!"
"예!"
"이 시간 이후로 한국 내 모든 온라인 거래사이트 24시간 감시하고 사쿠라7으로 사고주변 정밀 조사해."
"예!"
"그리고 오늘 일 절대 보안 유지하도록 해. 위쪽에도 내 허락 없이는 알리지 말고."
"예!"
사카모토가 나간 직후 다케우치는 자신들의 첩보용 위성 사쿠라7에 접속하여 슈퍼비틀의 형체와 동작, 평균 속도를 시뮬레이션 한 자료를 전송했다. 사쿠라7은 박유진 연구원이 사고가 난 지점을 클로즈업하여 전송받은 슈퍼비틀의 데이터와 일치하는 움직임을 찾기 시작했다.
칠흑 같이 어두운 밤. 사고가 났던 곳 근처에 차량이 멈추더니 등산복 차림을 한 혼다와 노리가 내린다.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사토는 후레쉬를 비추어 사고가 난 장소를 지목했다.
"저깁니다."
혼다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사고 현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대장."
혼다는 고개 숙인 사토의 오른쪽 어깨를 두 번 토닥였다.
"됐어. 잊어버려. 노리! 수신 확인해!"
노리는 등에 맨 작은 배낭에서 수신기 3개를 꺼내 혼다와 사토에게 건넸다. 수신기 모니터에는 사쿠라7이 전송하는 슈퍼비틀의 움직임과 유사한 물체의 정보가 표시되고 있었다.
"사토는 여기 아래쪽을, 창정은 이 산의 좌측, 노리는 우측을 맡는다."
세 사람은 슈퍼비틀을 찾기 위해 각자 맡은 곳을 향해 신속하게 흩어졌다. 그 시각 부산의 신주쿠스시 입구에는 '금일휴업'이라는 안내문이 걸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