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하하하하…….]
평온하게 잠들어있는 얼굴을 내려다봤다.
생기 없는 손이 어지럽게 널브러진 옅은 하늘색 머리카락을 움켜 쥐었다. 끝으로 갈수록 색이 연해지며 흰색이 되는 머리카락이었다.
머리칼을 움켜쥔 과도한 힘에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너 때문이야.]
모든 게 다 너 때문이다.
그들이 죽은 것도, 내가 죽은 것도, 전부 다 너 때문이다. 너 하나 때문에…….
[어떡할 거야?]
모두의 죽음을 어떻게 책임질 거야?
약속은 또 어떻게 할 건데?
이제 그는 어떻게 볼래?
[…차라리 태어나지 말았으면 좋았을걸.]
진작 죽어버렸으면 좋았을걸. 그럼 이렇게 되진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그가 몇 번이나 말했다.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몇 번이나… 경고했다. 그런데도 그 말을 듣지 않고 모두를 지옥으로 끌어내린 네가 저주스러워.
지옥에 떨어질 거면 혼자 떨어지지 왜 다른 사람들까지 다 그렇게 만든 거야. 왜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어? 제발 뭐라고 대답 좀 해 봐.
바보 같은 릴라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