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우의 손을 잡고 대문을 나온 슬비가 눈물을 흘리며 발걸음을 멈추었고 그 걸음에 연우의 발걸음도 멈추고 슬비를 안아준다.
"이런 대접을 받고 있으면서 왜 여기를 찾아오는 건데"
"오빠가 아버님과 함께 하는 며칠 동안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이런 일은 참을 수 있었어 내가 사랑하는 오빠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
"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야 그런 네가 이렇게 힘든데 내가 좋을 것 같아?"
"오빠가 행복하다면 난 뭐든지 할 수 있어"
슬비의 말에 더이상 어떤 말도 하지 못하고 꼭 안아준다. 연우가 차에 태워 도로를 달리는 순간 모든 것을 다 잊고 집으로 들어간다.
다음날 아침.
회사에 일찍 출근을 한 건우아버지가 비서에게 말해 건우를 호출한다. 출근하는 동시에 바로 사장실로 들어가는 건우가 소파에 앉는다.
"일찍 나오셨네요.그런데 무슨 일로 저를 부르셨어요"
"일은 좀 어때 할 말하냐?"
"아직은 힘들긴 하지만 제가 해야하는 일이니까 참고 하는 거죠 뭐..."
"연우를 우리 회사로 불러 들일 생각이야"
"형이 들어오려고 할까요?"
"그래서 머리를 굴리고 있는 중인데 최대한 자연스럽게 우리와 함께 일을 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그 전에 하나만 묻고 싶어요. 왜 형에게 갑자기 이러는 건지..."
"마음으로 낳은 자식이지만 누가 뭐래도 연우는 내가 키운 자식이야"
"그래서 형이 이제 보이기 시작하는 거에요?"
"연우는 지금까지 노력했지만 애써 외면하려고 했지 내가 연우를 인정하면 널 미워하게 될까봐 불안했어"
"그래서 기회를 준다는 말씀이세요?"
"그런 셈이지 어쩜 이 회사는 너보다 연우가 더 잘 경영할지도 모르지"
"슬비를 두고 형과 제가 경쟁했는데 이제 아빠 회사를 두고 경쟁해야하니 또 힘들어지겠군... 겨우 친해졌는데"
그 말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건우가 사장실을 나가고 아버지는 더욱더 생각이 깊어진다. 그러다가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입가에 미소가...
치훈의 카페에 연우와 슬비가 들어온다. 그때 치훈이 두 사람을 보고 그쪽 테이블에 와서 앉으면서 이야기를 꺼낸다.
"그 이야기 들었어?"
"무슨 이야기?"
"청운그룹에서 이번에 공개적으로 최고 경영을 맡게 될 인재를 찾고 있단 공모가 붙었데 회사 내에서 혹은 외부인사라도 진행한다던데..."
"건우가 있는데 왜 그런 공모를 하는 거지?"
"맞아요. 이번에 건우가 맡았던 프로젝트도 성공해서 많은 성과들을 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연우야 어때 이번 기회가 어쩌면 복수를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 같은데 생각있어?"
"이제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은 없어졌어"
"그래도 청운그룹 최고 경영자리를 놓고 욕심이 안 생겨?"
"결국 마지막은 건우가 될 텐데 누가 미치지 않고서야 도전하겠어"
"그렇겠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욕심이 나는 연우는 애타는 마음에 계속 물만 들이켜 마시고 있다. 슬비는 연우의 손을 잡아준다. 집으로 와서 잠도 못자고 앉아 고민하고 있는 연우를 보면서 슬비가 일어나 옆자리에 앉는다.
"오빠 뭘 그렇게 고민하고 있어"
"나 때문에 못 잤구나 미안"
"치훈오빠가 했던 말 때문에 그러는 거야?"
"그냥 나도 모르겠어"
"오빠 아버님께 인정 받고 싶어했잖아 그럼 한번 도전해봐"
"건우를 이길 자신이 없어"
"또 건우컴플렉스... 결국 난 오빠를 선택했어 사랑하니까 어떻게 생각하면 건우가 오빠에게 진 거야 그러니까 오빠가 이긴거라고"
"이건 남녀 간에 사랑 문제가 아니야 한 회사의 경영이 달린 거라고"
"그럼 오빠가 더 잘하겠네 그 회사에 이사로 몇 년간 있었고 또 그 회사에 이사가 되기까지 얼마나 그 회사에 대해 연구하고 공부했는데"
"친아들이라는 가산점이 있는 건우와 내가 싸우면 넌 누굴 택할 것 같아?"
"당연히 건우를 택하겠지만 그럴거면 이런 공모를 하지 않아도 되는데 왜 아버님이 이런 공모를 냈을까 그것도 대대적으로"
"그냥 건우에게 물려주면 말이 많을 것 같으니까 그리고 건우의 실력도 좀 알고 싶은 거겠지"
"공식적인 경영자 공모를 모집한다는 건 아마 똑같은 자리에서 출발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오빠가 하고 싶은대로 해"
그 말을 하면서 연우를 안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