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음은 어떻게 되었냐고요?”
여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책을 덮고 그 위에 가지런히 손을 올렸다. 그녀의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과연 누가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을까. 그녀는 다시 입을 열었다.
“사제들은 공의회가 끝나고 곧바로 대사제의 죽음을, 그리고 그가 영원한 빛이 되었음을 세상에 알려 그의 지위에 맞는 큰 규모의 장례식을 열었습니다. 사람들에게 많은 존경을 받았던 사람이었기에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그를 성인으로 추대하라는 목소리가 크게 울렸죠.”
대사제는 공의회를 열어 이단의 낙인을 찍혀 사람들을 구하지 못했던 무수한 빛들을 해방한 공을 기적으로 인정받았다고, 여인은 말했다.
“아르티제의 성 그레고리오는, 제7차 살루티스 공의회의 수호성인이자 낮은 곳에 임하는 영원한 빛의 수호성인으로 추대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연인이었던 조지는….”
공의회에서 그렉이 조지의 일생을 말했을 때, 탄식이 흐를 정도로 짧고 안타까운 삶과 죽음 이후에 있었던 일에 감명을 받은 사제들이 그 역시 성인이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곧바로 성인이 되지는 않았지만, 그 역시 끝내는 성인이 되었다.
“아르티제의 성 게오르기우스. 성 그레고리오가 낮은 곳에 임하는 영원한 빛을 수호할 때, 성 게오르기우스는 가장 낮은 곳에 구원을 바라며 허덕이는 이들을 수호하는 성인이 되었습니다. 또 형리와 그 가족의 권익을 수호하는 성인이 되었고요.”
때로, 그들은 사람의 육신으로 다시 태어나 기적이 필요한 곳에 나타난다고 한다. 그들이 거쳐 온 삶이 그러했듯 때로는 형제자매로, 때로는 연인으로.
“그 두 사람의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입니다. 하지만 궁금하신 이야기가 있으시겠죠.”
공의회에서 그레고리오가 말했던, 성 카이킬리아와 성 안토니우스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낸 어떤 미래의 이야기.
“그리고 언젠가 모든 이들이 영원한 빛이 되어, 세상에 구원이 찾아왔던 때의 이야기도 말이죠. 때가 되면 당신에게 들려드릴게요.”
여인은 아무도 없는 광야에서 잿빛이 된 그루터기에 앉아 세상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