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성아?”
도아는 멈칫한 상태로 눈을 깜박거렸다. 재성이 이를 악문 채 배키의 번들거리는 몸뚱이에 붙어 있었다. 그의 손끝에는 녹슨 부엌칼 두 개가 들려 있었고 손잡이까지 배키의 껍데기 안에 박혀 있었다. 재성이 아니었으면 틀림없이 도아는 살해당했을 것이었다. 도아가 팔을 앞으로 내밀었다. 식당에서 쇳조각 부딪치는 소리가 북 위를 구르는 돌멩이 소리처럼 들려왔다.
“재성아 떨어져!”
하지만 재성은 자기가 공격하고 자신이 놀란 상황이라 다리에 힘이 풀려 꼼짝을 할 수 없었다. 배키가 휘두른 팔에 맞은 재성은 삼 미터 이상 날아가 떨어졌다. 배키의 몸에 붙은 살점들이 가쓰오부시처럼 푸득거렸다. 두 개의 칼날이 썩은 살을 뜯고 나와 번쩍번쩍했다. 네 갈래로 찢어져 있는 배키의 얼굴 위의 등뼈가 덜렁덜렁 움직였다. 괴성을 내지르자 끈적한 점액에 섞인 피가 촤아 날렸다.
“거기까지야!”
도아는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듯 팔을 휘저었다. 식당에 있던 포크와 칼, 젓가락이 날아와 배키의 몸에 못처럼 박혔다. 아까처럼 구멍을 뚫지는 못했다. 쇠그릇의 둥근 부분이 연달아 배키의 얼굴에 박혔다. 그리고 배키의 몸에 박혀 있던 것들이 일시에 뽑혀나가 머리를 노렸다. 얼굴 한쪽이 날아갔다. 냉장고가 해머처럼 날아와 배키를 날려 버렸다. 그러나 배키의 상처는 금방 메말랐다. 검푸른 핏줄이 번져나가며 썩은 내가 나는 살갗이 부풀어 올라 상처를 채웠다.
재성은 자리에서 일어나려다가 몇 번이나 실패하고 쓰러졌다. 누워서 배키 뒤의 도아를 쳐다보았다. 도아가 춤을 추듯 양손을 움직이며 비틀비틀 물러서고 있었다. 도아가 이길 수 없는 상대라는 것을 직감했다. 괴물이 움직일 때마다 거기에 박혀 있던 집기들이 쇳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재성의 눈에 바닥의 칼이 들어왔다. 실처럼 가늘고 기다란 기생충들이 괴물의 떨어진 살 조각에 박힌 채 채찍질을 하고 있었다. 그는 엉금엉금 기어가서 칼 손잡이를 쥐었다. 칼을 손에 들고 엎드렸다. 무릎을 펴려고 했지만 후들거려서 힘이 들었다. 겨우 일어서서 움직이던 그는 헛발을 짚고 넘어지면서 칼로 배키의 종아리 살을 긁어 내렸다. 괴수의 그쪽 살갗이 허물어졌다. 살갗 속에서 수십 마리의 기생충이 하늘을 향해 춤을 췄다.
“고양이 소리가 나.”
배키가 말했다. 썩은 시쳇더미에서 꺼낸 수십 개의 나팔을 불어 내는 소리 같았다.
배키가 팔을 휘둘러 재성을 날려버렸다. 재성은 벽에서 튕겨 나왔다가 정신을 잃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벨즈가 식당 쪽에서 한쪽 날개로 퍼덕퍼덕 뛰며 나타났다. 벨즈가 앞구르기를 끝내자 여우가 되었지만 한쪽 다리가 없었다. 배키가 휘두른 칼날을 도아는 가까스로 피했다. 벨즈가 배키의 아킬레스건을 깨물었다. 배키는 네 갈래로 갈라진 입으로 침을 뚝뚝 흘리며 멍하니 그것을 쳐다보았다.
“고양이네?”
배키가 말했다. 거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 턱에 몇 킬로는 되는 추를 달고 말하는 소리처럼 들렸다. 배키의 손에서 칼날이 넓게 펴져 일일이 벌어지더니 금속 날개처럼 되었다. 그 손으로 벨즈를 잡으려 했다. 그때 도아가 염력으로 날린 돌멩이 소나기에 배키의 앞 이빨이 산산이 부서졌다. 연이어 쇠 울타리가 날아와 배키를 휘감거나 창처럼 꿰뚫었지만 손짓 한 번에 무마되었다. 배키는 발을 들어 벨즈를 쾅 밟아 버리고 도아를 향해 몸을 던졌다. 그 몸뚱어리에서 자라난 칼날들이 순식간에 몇십 개로 늘더니 성난 호저의 가시처럼 확 퍼졌다.
도아는 이미 늦었다고 생각했다.
보발은 서서히 속도를 늦추는 택시를 보았다. 택시는 그를 조금 지나서 멈췄다. 보발은 택시를 향해 걸어갔다. 안을 들여다보기 위해 자세를 낮추는 순간 섬뜩함을 느꼈다. 언뜻 보기에 택시기사는 바른 청년처럼 보이는 남자였다. 하지만 설명할 수 없는 위화감이 존재했다.
“무슨 일이에요?”
화수가 물었다.
“차가 고장이 났습니다.”
“어디 가는데요?”
하지만 화수는 이미 호수 쪽을 보고 있었다. 그의 목적은 거기에 있으니까.
“호수에 갑니다.”
“호수에요?”
화수가 씩 웃었다.
“타세요. 무료니까 사양 말고요.”
보발은 조수석 문을 열고 들어갔다. 택시가 출발했다. 보발은 자신도 모르게 냄새를 맡았다. 밖에서는 몰랐는데 막상 차에 타자 비린내 같은 것이 나는 것이다. 묘한 불안감이었다. 이유 없이 키득거리며 곁눈질을 해대는 기사의 수상스런 행동도 거슬렸다. 커브를 틀 때는 거칠었고 걸핏하면 브레이크를 밟았다.
“호수에는 무슨 볼일이에요?”
“그런 일이 좀 있습니다.”
“나도 만날 사람이 있거든요.”
화수가 노래를 부르듯 말했다.
“별장에서 말입니까?”
“별장이라고요? 호, 뭘 아는 분 같은데? 왜요? 무슨 일인데요. 사실 나도 별장에 볼일이 있거든요.”
“지인이 있습니다.”
“재성이?”
“재성 군을 아십니까?”
“도아도 알죠, 도아.”
화수는 보발을 흘깃 보며 어금니까지 드러내는 미소를 지었다.
“나는 당신이 필요해요.”
“무슨 이유에선지요?”
“사실 택시가 제께 아니거든요.”
어느덧 여름의 햇빛으로 물든 호수가 바로 길옆에 있었다. 차가 천천히 섰다.
“부탁이 있는데요. 잠시만요.”
화수가 먼저 차에서 내리자 보발도 내렸다.
“미안한데 운전석에 좀 앉아 줄래요? 실례인 건 알지만 사정 좀 봐주세요.”
화수는 차 위쪽을 향해 말했다. 그는 몇 번이나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러시다면 차비라고 생각하지요.”
보발이 보닛을 돌아 나와 운전석에 들어갔다.
“이제 됐습니까?”
“아니, 아직.”
순간 보발은 꿈쩍도 할 수 없었다. 믿을 수 없게도 자신의 가슴에 칼이 박혀 있었다. 고통이 뒤늦게 찾아왔다. 보발은 가슴을 안으며 좌석에 기댔다.
“택시 기사를 죽여 버렸어.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기억도 안 나. 네가 도아 새끼 대신, 아니, 날 대신해서 기사를 죽인 거로 해줘야겠어. 기사는 트렁크 안에서 영영 주무시고 계시지. 넌 자살을 한 거라고. 걱정 마. 곧 다른 놈들도 네 뒤를 따라갈 테니까.”
화수가 바쁜 것 없이 한 자씩 또박또박 말했다.
보발의 얼굴은 금방 창백해졌다. 파리한 손이 가슴에서 미끄러졌다. 마치 마지막 호흡이 아쉽다는 듯 크게 가슴이 올라오다가 입에서 나오는 후 소리와 함께 아주 천천히 내려갔다.
“도련님…….”
“내가 도련님씩이나 되나?”
화수가 차 위로 별장을 넘겨보며 말했다.
“아침만 해도 몰랐겠지. 평소와 다르지 않은 아주 평범한 날이었을 거야. 어때,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어? 꿈이라도 꿔 봤어?”
화수는 열린 차 문 안으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뭐야? 죽은 거야?”
도아는 털썩 주저앉았다. 달려들던 배키가 갑자기 사라졌다. 그 사실을 인지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그는 먼저 재성을 살폈다. 다행히 잠시 정신을 잃은 것일 뿐이었다. 몸의 반을 잃긴 했지만 벨즈도 무사했다. 일단 바람이 되기만 하면 잃어버린 부분도 원래대로 돌아와 있을 것이다. 그는 벨즈를 안아 올렸다. 벨즈의 눈이 안개가 찬 듯 뿌옇다가 서서히 생명의 빛깔을 되찾았다.
도아는 슬픈 얼굴이 되어 벨즈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보발이 죽었구나. 그런 거였어. 근본이 되는 보발이 죽어서 배키도 없어진 거야.”
두 쪽 다리가 없는 의자가 날아와서 도아의 밑에 깔렸다. 도아는 무릎에 있는 벨즈를 쓰다듬으며 친구가 정신을 차릴 때까지 기다렸다. 재성은 일순간의 정적이 흐른 뒤에 정신을 차렸다.
“도아야?”
“재성아 정신이 들어?”
“아, 네가 세 명으로 보여.”
재성이 머리를 흔들었다.
“괴, 괴물은 어떻게 됐어?”
“사라졌어.”
“진짜였던 거야? 모두 꿈이 아니었어?”
“현실이었어. 지금은 꿈과 다르지 않지만.”
“그건 뭐였는데?”
“배키.”
“배키?”
“사악한 소환수지.”
“설마 도아 네가……?”
“그럴 리가 없잖아. 의심했던 거야?”
재성이 고개를 저었다.
“넌 나쁜 아이가 아니잖아.”
“사실 의심했지?”
“조금은.”
재성의 말에 도아가 웃음을 터트렸다.
“너도 그렇게 웃을 줄 아는구나?”
“그럼.”
그때 도아는 무슨 소리를 들었다.
화수가 열린 창문 안으로 몸을 밀고 들어왔다. 거의 바닥에 떨어지다시피 한 그는 몸을 추스르며 난장판이 된 실내를 혼란스런 눈으로 두리번거렸다. 도아와 재성은 바닥 문이 있는 곳에 있었다. 먼지와 벌레 허물이 수북하게 쌓인 어둠 속에서 민경이 머리를 내밀었다. 그들은 계단을 내려가 그녀를 데리고 나왔다. 그녀는 위험하다며 도망가야 한다고 둘을 설득시켰다. 하지만 중형은 이 세상에 있지 않았다. 도아는 그것을 말했다. 그녀는 듣지 않고서는 도망가야 한다고만 떠들어댔다.
도아가 그녀의 뺨을 한 차례 때렸다.
“이제 됐어요. 그래, 가는 거예요.”
도아가 말하면서, 그녀를 묶고 있는 테이프가 풀리게 만들었다. 그는 재성이 그러는 것처럼 그녀의 팔을 자신의 어깨에 둘렀다. 거실로 나오다가, 벨즈를 어이가 없는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화수를 발견했다.
“화수 형?”
재성이 말했다.
“계속 움직여, 재성아.”
도아가 말했다.
화수는 어떤 말도 하지 않은 채 바지에 손을 넣었다. 손잡이가 아직도 미끈거렸다.
“벌써나가려고? 좀 있다 나가지?”
화수는 민경을 수민으로 착각했다. 화수의 눈에 세 개의 목덜미가 보였다. 그라면 재빨리 한 번씩 찌를 수 있었다. 먼저 기동력을 없앤 다음에 깊숙하게, 더 깊숙이 찌를 것이다. 그러면 만사 편하게 될 것이다.
화수가 칼을 꺼내려고 할 때였다. 마치 칼이 새 생명을 얻은 것처럼 바지자락을 찢고 나오더니 천장에 꽂혔다.
“당신한테 더러운 냄새가 나.”
도아가 말했다. 험한 일을 겪은 뒤인데도 재성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널 죽이려고 했다. 죽이고 싶었다고.”
화수가 중얼거렸다. 도아의 손짓에 잠겨 있던 현관문이 덜컥거리며 열렸다. 도아와 재성은 양쪽에서 민경을 보조한 채 환한 밖으로 나갔다. 화수는 두 팔을 늘어트리고서 혼잣말을 멈추지 않았다. 벨즈는 서서히 무너지며 흩어졌다.
“잘 됐어, 택시야.”
재성이 말했다.
도아는 보발을 기다리면 돼 라고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오랜 친구가 이 세상에 없음을 직시했다. 택시는 아직 시동이 켜져 있었다. 운전석을 확인하는 순간 도아는 입을 다물었다. 그는 민경을 재성에게 맡기고 운전석을 향해 힘없이 걸어갔다.
“보발 자는 거야?”
도아가 말했다.
“벌써 오백 년이 지났네. 시간이 참 빨리 흐른 것 같아. 이제 푹 쉬도록 해. 그동안 수고 많았어.”
그가 보발의 이마를 쓸었다. 그러자 보발의 몸이 안으로 꺼지기 시작하더니 노인의 모습으로 변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마치 모래 지옥으로 미끄러지듯 살과 뼈가 모래 알갱이처럼 흘러내렸다. 바람이 불어 그것들을 거두어 갔다.
“저, 도아야 괜찮겠어?”
“응, 괜찮아.”
민경은 별장을 돌아보고 있었다. 화수가 열린 현관의 어둠 속에 서 있었다.
“진짜 가는 거냐?”
화수가 소리쳤다.
그들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진짜로 가는 거냐고?”
그의 음성에 흐느낌이 섞였다.
“나는?”
그가 침을 삼켰다.
“나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 감옥에 가는 건가? 아! 감옥이지? 내가 감옥에서 하루라도 버틸 수 있을 거 같아? 나는 그런 데서 못 살아. 못 산다고!”
화수는 목이 터져라 고함을 쳤다. 신경질적으로 손을 긁어댄 탓에 손등에서 피가 흘렀다.
“하도아! 난 정말 너를 죽여 버리고 싶었어! 지금도, 그럴 수만 있다면 네 모가지를 잘라버리고 싶다! 괜찮은 거냐? 그래도 괜찮은 거냐고?”
“도아야?”
재성이 낮게 말했다.
“아니, 너희를 다 죽여야겠어. 다 들어라! 마을에 있는 병신들도 다 들어! 다 들리지? 나는 너희 세 명을 난도질해 버릴 거야. 보니까 칼이 있더라! 부엌칼인데, 녹이 슬어도 칼은 칼이지, 안 그래?”
화수가 부엌칼을 들고 걸어 나왔다.
“아, 그 양반은 어때? 그 양반도 내 솜씨야. 너희들과 아는 사이 같은데? 재성이 너야? 도아지? 도아 너랑 아는 사이지? 그래, 도아 너야! 내가 정말 죽이고 싶은 것도 바로 넌데!”
갑자기 엄청나게 큰 클랙슨 소리가 빵 하고 세상을 깨치더니 운전석과 조수석에서 에어백이 터졌다. 택시가 요람처럼 흔들리며 비스듬히 공중에 떴다. 마치 누군가 필사적으로 문을 닫으려고 하는 것처럼 열린 차 문이 미친 듯이 왔다 갔다가 했다.
재성은 두려웠다. 지적이고 착하게 보였던 도아가 너무나도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도아야 그만둬!”
재성이 외쳤다.
“그렇게 죽음이 좋다면!”
차가 빙글빙글 곡선을 그리며 별장을 향해 날아갔다. 순간 멍해진 화수는 두 팔로 얼굴을 가렸다.
“도아야!”
재성이 외쳤다.
차는 화수를 지나쳐 별장의 벽에 박혔다. 화수는 다리가 풀려 주저앉아서는 연신 숨만 헉헉 내쉴 뿐이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면서 웃었다.
“돌아가자.”
도아가 말했다.
그리고 먼저 걸어갔다.
“이제 괜찮아요, 나 혼자 걸을래.”
민경이 재성을 보고 말했다.
“진짜요? 괜찮겠어요?”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재성은 조심스럽게 물러나 도아를 따랐다.
“……고마워요.”
재성이 뒤를 돌아보았다.
“구해줘서 고마워요.”
“제가 한 건 아무것도 없었어요.” “아니에요. 고마워요.”
“도아가 다 한 걸요. 전 겁쟁이일 뿐이에요.”
“넌 겁쟁이가 아냐.”
그게 들린 걸까. 도아가 등을 보인 채로 서서 말했다.
“차에 그 사람은…….”
민경이 말수를 줄였다. 호수의 물결이 강렬했다. 깨끗한 물거품 같은 하얀 빛이 호수 전체를 아우르고 있었다.
“인간이 흙이 되는 건 당연해.”
보발을 말하는 거였다.
“도아야.”
“신경 꺼. 쉴 때가 됐던 거야. 아무렇지 않으면서 괜히 분위기 타지 마.” 도아가 차갑게 말했다. 하지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는 왼쪽 손으로 눈가를 지그시 눌렀다.
“위를 보고 걸으면 돼.”
도아가 그렇게 중얼거리며 다시 걷기 시작했다.
“중형 씨는 정말 죽은 건가요?”
그녀가 물었다.
“배키예요.”
도아가 정정했다.
“네, 배키가요.”
그녀의 말에 재성이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짧은 시간 동안 믿을 수 없는 일을 너무 많이 겪었어요. 줄곧 과거에만 집착하고 미래만 두려워했지 현재는 생각해 본 일이 없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젠 달라졌어요.”
“뭐가요?”
재성이 자신도 모르게 물었다.
“비밀이에요.”
그녀가 말했다.
“그러면 더 묻지 않겠어요.”
도아가 말했다. 그는 어떤 기운을 느꼈다. 보발이라고 생각했다.
“재성아?”
“어?”
재성이 눈치를 봤다.
“화내서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