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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1-30 23:09
[응모]_폐하, 또 죽이진 말아주세요_로맨스판타지_에클레어
  글쓴이 : Hong
조회 : 832  
그렇다. 제목이 곧 주제, 그 자체다.
‘또’ 죽고 싶지 않은 소녀, 라리에트는 저 제목의 문장을 ‘폐하’가 될 소년에게 몇 번이고 읍소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차마 그러진 못한다. 네가 어느 날 미쳐서 나와 내 가족들을 죽일테니 살려달라고 하면 어느 누가 선선히 그러마 할까.

회귀라는 주제는 꽤 흔해졌지만, 라리에트를 중심으로 묘사되는 주변은 현실적이라서, 만약 죽음을 겪고 회귀를 한다면 이렇지 않을까, 상상해 보게 된다. 능력이라고는 없고, 알고 있는 것도 없다. 미래를 살다 왔어도 제 관심 있는 것 외에는 아는 것이 없다. 집안이 그리 좋은 것도 아니요, 제 말을 믿고 해외 도피를 할 가족들도 아니다. 하지만 시시각각 죽음이 다가온다.
이런 현실적인 뽀시래기는 소설답게 비범한 생각을 해 낸다. 아무래도 자신과 가문의 몰살은 미친 황제에게 잘 보이지 못한 탓인 듯 하니, 대쪽같은 아버지를 대신해 자신이 폭군 유망주에게 아부를 하는 것이다. 아부라니. 그 어려운 걸 어떻게 하나. 그것만 잘해도 먹고 살기 편한 고급 스킬인데, 갈길이 너무 멀다고 생각했다.
독자가 아득해 하든지 말든지, 전생에 크게 데인 인생 2회차 라리에트는 가출을 해서 수도로 향한다. 이상하게 고구마를 먹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대책도 없다. 그냥 멍하게 얘가 뭘 하는지 따라가게 된다. 돈이 얼마 없는데 그나마 믿는 구석이었던 친구는 집에 없다는 대목에서는 탄식이 절로 났다. 거기에 배고프다고 만두 사 먹는 태평함도 뽐냈다. 그 바쁜 와중에 폭군 유망주와 미리 만나기도 했다. 만두 두고 싸우면서.

Just do it. 유명 브랜드의 이 말처럼, 라리에트는 결국 황궁으로 들어온다. 그 아슬아슬 하면서도 지난한 과정이 현실적이라서 술술 따라가게 된다. 계획대로 착착 되는 것이 얼마나 되겠는가.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고, 라리에트는 폭군 유망주, 루페르트만 만나면 되는 일이었다.
그 후는 간단했다. 어떻게든 쫓겨나지 않고 그 곁에서 세뇌를 하면 된다. 자신은 그의 편이라고, 그러니까 훗날 잘 좀 봐달라고. 봐 주는 김에 제 가문도 조금은 예쁘게 여겨달라고. 그녀는 모르는 듯 하지만, 라리에트는 근성에 남다른 재능이 있다. 아무리 구박을 받아도 굴하지 않고 그녀 나름의 아부를 해대는 것을 보면 확실하다.

‘폐하’이자 남자 주인공인 루페르트는 처음에 참 욕을 많이 먹는다. 그는 불우한 환경에서 피워낸 인간 불신을 기본으로, 갑자기 자신을 찾아와 제 시녀가 되겠다고 하는 소녀가 달갑지 않다. 하는 짓은 권력에 숙이는 간신이었지만 그 꼴이 어설펐고, 출신은 검소하고 바른 말 잘하는 백작 가문. 권력이라고는 한 줌도 없고 성별 마저 숨기고 황녀 노릇을 하는 황자의 곁에서 뭘 얻을 것이 있을까. 어느 모로 보나 수상하다. 그는 그녀를 바짝 경계한다. 물론 경계만 하지 않고 협박도 하고 밀치기도 하고 성질도 낸다. 상시 갈굼은 물론이요, 제 성별을 들켰을 때는 총부리도 겨눈다.
그 덕에 독자들은 얘가 남주는 아닐거라며 부정하지만, 그러기엔 표지 일러스트가 너무 빼박이다. 그렇다면 하다못해 저 놈이 구르고 구르길 한 마음 한 뜻으로 바랐다.

하지만 무릇 주인공들은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들이지 않나. 느리지만 촘촘한 전개는, 독자로 하여금 라리에트의 어설픈 아부를 사랑스럽게 바라보게 만들었고, 루페르트의 까탈스러움을 귀엽게 느끼게 한다. 라리에트가 불행을 넘어 처절한 루페르트의 삶에 가까워질 수록, 갈 곳 없는 미움을 들고 함께 안절부절 못했고, 그녀를 부정하면서도 차마 놓치 못하는 루페르트의 애처로움에 마음이 시렸다. 라리에트가 루페르트의 진정한 행복을 바라듯 독자도 둘의 행복을 바라게 된다.

현실과 닮은 이 이야기 세계는, 사건들이 개연성이 없어보이지만 모두 다음 사건의 틀을 이루기에 몰입감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저 이끄는 대로 따라가게 되어 있다. 조금은 밋밋할 수도 있고 느릴 수도 있다. 하지만 지루하지 않다. 어느새 다 읽었다고 안타까워할 뿐이다. 연재일을 외워두고 요일을 체감하게 만드는 신기한 이야기다.

이야기의 큰 줄기는 루페르트가 황좌를 차지하는 데에 있다. 경시되는 연금술에 능하고 머리가 비상하며 뒤로 커다란 상단의 실질적인 주인인 그는 누가 봐도 황좌에 적합한 인물이다. 라리에트가 확신하는 대로 그는 황제가 될 것이다. 라리에트는 그가 권력에 미치더라도 자신은 해하지 않기를 기도하지만, 독자의 걱정은 따로 있다. 루페르트가 점점 라리에트에게 물들어 그녀를 살뜰히 아낄 수록 그녀가 그의 약점이 될 것 같은 불안을 느낀다. 손 대지 말라고 쳐내던 그가 그녀의 손길에 얌전해지고 그녀가 죽을 위기에서는 제 자신의 안위도 내팽겨친다. 제 마음이 어떤지도 모르면서 그녀의 혼삿길부터 막고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나 돈이든 뭐든 필요하면 다 가져가라는 식이다. 처음 욕을 먹었는 것을 이렇게 만회하나 싶을 정도로 그는 그녀에게 약해진다.
라리에트는 별다른 능력이 없지만, 능력이 출중한 루페르트를 거머쥔 능력자다. 본인은 모르는 듯 하지만, 그에게 대들 수 있고 심술 부린다며 찰싹 어깨를 치더라도 사형당하지 않을 권한이 있다. 그녀는 그와 너무 가깝지 않으면서도 해치지 않을 친밀함을 바랐지만, 점점 권력의 정점에 가까워진다. 물론 본인은 모른다.
황좌를 두고 벌이는 싸움이기에 루페르트는 자신의 숙부, 형제와도 싸워야 한다. 사실 피가 섞이지 않았으니 남이라고 해도 좋겠지만, 어쨌든 그렇다. 루페르트의 탄생, 아마도 라리에트까지, 이 두 주인공은 그들의 부모의 원죄에서 시작된다. 루페르트는 황제의 핏줄이 아니고 라리에트는 백작의 핏줄이 아니다. 그것은 그들을 지켜보는 독자가 어떤 가정을 하게 만든다. 내막을 유추하면서 수면위로 드러나는 이야기와 맞춰보는 즐거움이 생긴다.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라리에트와 루페르트가 독자들의 바람처럼 진정 행복을 손에 쥘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들을 둘러싼 인물들이 쉽게 길을 내어줄 것 같진 않기 때문이다. 강직한 이는 비겁함을 품었고 친애의 얼굴 뒤로 악의가 담긴 속내가 있다. 차마 덮어두고 미워하기에는 이해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나약함이다. 그럼에도 독자들은 바란다. 모든 것을 다 물리는 이기적인 행보일지라도, 가장 불행한 두 사람이 가장 행복한 결말을 맞기를. 라리에트가 언젠가 꿈에서 본 풍경, 장난스러운 웃음을 머금은 남자와 손을 잡고 자신이 좋아하는 따뜻한 벨루아의 언덕을 거니는, 달콤하고 화사한 끝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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